번아웃 증후군, 워킹맘이 겪은 번아웃으로 치료받은 후기::

저는 최근에 번아웃 증후군을 진단받고 치료중에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번아웃을 어떻게 겪게되었는지 어떠한 증상들이 있는지 정보를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번아웃으로 힘드신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현대인들은 참 신경써야할 게 많습니다. 직장 생활도 잘 해내야 하고 아이가 있는 분이라면 아이도 잘 키워내야 하죠. 나의 몸은 한 개인데 하루는 24시간. 도무지 뭐 하나에 집중하려 해도 집중이 잘 되지 않습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저의 경우는 몸이 많이 힘들고 무기력한 증상이 많이 생겼습니다. 딱히 우울하거나 그런건 아닌데 짜증이 잘 느껴지고 불안이 느껴졌습니다. 우울증은 아닌 것 같았던 게 삶에 대한 의지는 강했거든요. 더 잘 살고 싶었습니다.

근데 제가 정신과 상담을 해보니 가장 큰 특징이 '삶에 대한 의지'가 있느냐의 여부가 우울증과의 차이라고하네요.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은 갑자기 형광등이 꺼진 것처럼 몸 안의 에너지가 방전된 것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정신적 에너지가 모두 소진되어 여러 소모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칭하는데요. 저의 경우가 그랬듯이 업무와 일상 등 모든 일에 무기력해집니다. 또한 짜증이 늘고 불안이 잘 느껴지는 등의 증상이 동반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우울증과의 공통점은 '무기력한 증상' 이 동반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명확한 차이를 보이는 두 질병인데요. 우울증은 슬픈 감정과 절망스러운 감정이 강하게 느껴져서 자기가 가치 없는 사람이라고 느껴지고 죽음까지 생각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살고 싶은 의지가 약하거나 없는 경우가 많죠. 그러나 번아웃은 슬프고 절망적인 감정이 동시에 들기는 하지만 무기력과 피로한 게 더 크다고 하네요. 삶에 대한 의지 차이, 이게 바로 번아웃과 우울증의 차이예요.

번아웃을 가장 잘 표현하는 글귀가 있어 책에서 발췌해보았습니다. '송슬기'작가님의 '나는 번아웃이었다'인데요. 저도 동일하게 느껴서 굉장히 공감이 갔던 문구입니다.

관심과 애정이 없어지니 의욕적이 마음이 들지 않았다.
일을 하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했었을 때 성취감과 만족감을 얻은 적도 많았다.
그러나 그만큼 스트레스도 비례하며 커졌다.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은 책임감 때문에 내버려 두지 못해 최소한의 노력만 했다.
일도 사람도 무관심해지기 시작했다.
매사에 무관심하다고 마음이 괜찮아지는 건 아니었다.
작은 일에도 예민해졌고 점점 더 날카로워졌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아무것도 시도조차 하지 않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번아웃 증상을 구분하는 신체적, 감정적, 그리고 행동적 징후가 있다고 하는데요. 아래와 같이 증상을 나눠볼 수 있겠습니다.

신체적 징후

피로하고 에너지 고갈되는 느낌
면역력 저하, 잦은 질병
잦은 두통, 근육통
식욕저하, 수면 어려움, 불면

감정적 징후

실패와 자기 회의감
무력감, 갇힘, 패배감
외로움, 세상에 혼자라는 느낌
동기, 정신 상실
냉소적이고 부정적인 전망
만족도와 성취감 저하

행동징후

책임전가
외부로부터 자신을 고립
업무 효용성 감소
일 미루기
좌절감을 다른 이에게 털어놓기
잦은 지각, 일찍 퇴근, 결근

저는 번아웃은 휴식을 취하면 좋아진다고 하지만, 저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극복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흔히들 휴식을 취하면 번아웃은 나아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특히 우리 워킹맘들, 온전한 휴식 잘 취할 수 있나요? 나를 위한 시간도 없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원인을 제거하지 않은 채 휴식만 취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한다면 다시 번아웃이 올 가능성이 저는 높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신건강의학과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저 같은 케이스는 불안한 마음이 신체화 증상으로 나타나서 이명과 어지러움 증상도 있었거든요.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인한 신체증상이 부조화를 이루어 나타나는 거라고 설명해주었습니다. 제가 처방받은 건 약간의 항우울제와 교감신경을 안정화시켜주는 약입니다. 정말 소량을 처방받았고 약을 먹고 많은 증상들이 개선되었습니다.

자가진단과 테스트를 통해 내가 번아웃인지 한번 확인해보는 것도 필요해요.

무작정 정신과에 찾아가는 게 힘드시다면 자가진단을 통해 테스트해보세요. 정확히 내 상태가 어떤지 진단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나를 이해해야 내가 가진 힘듦을 치유할 수 있거든요. 저도 이런 테스트를 자가진단 해본 이후에 점수가 높게 나와 병원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번아웃의 반대말은 보어 아웃(Bore-out)이라고 하네요. 직장인들이 단조로운 업무 때문에 의욕상실에 빠지는 상태라고 하는데요. 워킹맘으로서는 보어 아웃이라도 한번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 포스팅을 찾아보시는 분들 모두 마음이 힘드셔서 한 번쯤 검색창에 불안장애 , 번아웃 이렇게 쳐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내 마음이 힘들 땐 다른 사람에게 잠시 양해를 구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치료가 필요하다면 치료를 받아야겠죠. 저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더니 훨씬 더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포스팅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