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암호화폐 시장 분석 -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의 최근 가격 하락, ETF 자금 흐름, 규제 환경 변화, 전문가 전망 및 거시경제 요인을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제가 거의 1년간 암호화폐 시장을 지켜보고 있는데요. 최근 시장 상황과 이에 대한 분석,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시장 동향 설명이기도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의 사이클과 투자 심리에 대한 여러 전문가들의 통찰을 정리한 것이기에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는 이야기였으면 좋겠네요.
암호화폐 시장의 최근 조정 국면
2025년 1월 역사적 최고가를 기록했던 암호화폐 시장은 2월 들어 상당한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점 대비 20~30% 가까이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은 이번 하락이 2021-2022년과 같은 장기 약세장으로 전환되는지, 아니면 단기 조정 후 재상승으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2월 말 기준 비트코인(BTC)은 8만 달러 중반대까지 내려와 1월 중순 기록한 사상 최고가 약 10만9천 달러 대비 약 25% 하락한 상태입니다. 2월 26~27일 사이에도 하루 5% 안팎 급락하며 한때 8만2천 달러대까지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었습니다. 알트코인 등 여타 주요 암호자산의 낙폭은 더 컸습니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ETH)은 지난해 12월 대비 40% 이상 급락하여 2월 말 현재 2,000달러 부근까지 떨어졌으며, 한때 4주 만에 가치의 1/3을 잃는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급락으로 전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작년 12월 정점 대비 약 1조 달러 증발하는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현재 시장 상황의 주요 원인들 이처럼 가격 조정이 가팔랐던 배경에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1. ETF 자금 흐름의 변화
2024년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시장의 큰 호재였습니다. 실제로 현물 ETF 출시 이후 거대 자금이 유입되며 비트코인은 2025년 1월 초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는 블랙록의 아이셰어 비트코인 신탁 ETF에 4억3,690만 달러 규모 지분을 보고하며 기관 참여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월 들어 시장이 하락세로 전환되자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이탈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2월 25일 하루 동안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11억 달러 이상이 순유출되고 같은 날 13억 달러 규모 비트코인이 거래소로 입금되어 대규모 매도 압력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2월 하순 한 주 동안 누적 27억 달러에 달하는 ETF 자금 유출도 있었습니다.
2. 규제 및 정책 환경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정책도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자신을 "친(親)암호화폐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가 비트코인 비축 구축, 암호 규제 정비 등을 공약했고, 취임 후 친크립토 인사들을 행정부 요직에 등용했습니다. 실제로 집권 후 SEC가 진행 중이던 여러 크립토 기업 조사를 중단시키고, 최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를 상대로 한 소송도 취하하는 등 업계에 우호적인 행보를 일부 보였습니다. 다만 정작 취임 직후 기대되었던 국가 비트코인 매입 지시는 없었고, 대신 암호화폐 정책 연구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수준에 그쳐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대외 관세정책도 암호자산 시장에 간접적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 트럼프는 캐나다, 멕시코, EU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이는 교역 위축과 물가 상승 우려로 투자심리를 악화시켰습니다.
3. 해킹 사고와 보안 이슈
2월 셋째 주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바이비트(Bybit)가 약 2조 원 규모의 해킹 시도를 당한 사건도 시장에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는 암호화폐 역사상 최대 수준의 해킹 시도로 거론될 만큼 충격을 주었고, 당국의 규제 강화 가능성까지 불러일으켜 시장 전반에 위험 회피 심리를 키웠습니다.
불장 지속론 vs. 약세장 전환론
대다수 암호화폐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하락을 과거 강세장 사이클에서 흔히 나타나는 큰 폭의 조정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온체인 분석회사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주기영 대표는 "올해는 약세장에 진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고가 대비 30% 수준의 하락은 과거 불시장(bull cycle)에서도 흔히 발생했던 조정 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낙관론의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조적 수요 기반: 2024년 시행된 비트코인 반감기 효과와 ETF 승인 등으로 시장의 구조적 수요 기반이 과거보다 탄탄해졌습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애널리스트 제프 켄드릭은 "이번 사이클에서 비트코인이 50만 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전망까지 내놓기도 했습니다.
과거 사이클 유사성: 역사적으로 비트코인은 반감기 다음 해(예: 2017년, 2021년)에 대규모 불장을 경험했고, 4년 주기의 사이클 관점에서 2025년 역시 상승 사이클의 정점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온체인 데이터상의 건강성: 고래들의 매집 동향, 거래소 유출입, 장기 보유자(HODL러) 비율 등을 볼 때 장기 투자자들은 여전히 시장을 떠나지 않고 있고, 오히려 이번 하락 시 '저가 매수(buy the dip)'를 노리는 움직임도 관찰되고 있습니다.
신중론과 추가 하락 가능성
한편 일부 전문가는 단기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CF벤치마크의 게이브 셀비 연구총괄은 "확실한 호재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 시장이 크게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초기 과도한 기대가 조정 국면으로 재조정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기술적 분석상 단기 추세 하락 돌입 신호가 몇몇 관찰되는 만큼, 향후 수주간은 변동성 속에 저점 형성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다만 이러한 신중론자들도 과거 사이클상의 중간 조정 가능성을 인정하며, 비트코인이 전 사이클 고점 이상을 유지하는 한 장기적인 약세 추세 전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점에서는 대체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거시경제 요인의 영향
암호화폐 시장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로 거시경제 요인도 살펴봐야 합니다:
금리와 통화정책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은 암호화폐와 같은 위험자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최근 트럼프발 관세 이슈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대두되며 연준이 당초 예상보다 매파적(hawkish) 스탠스를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암호화폐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조정을 받았습니다. 반대로 연준이 금리인하 신호를 보이거나 유동성 공급 기조로 돌아설 경우 이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한 분석가는 "연준의 금리인하 신호는 암호화폐 시장에 강력한 상승 모멘텀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유동성과 달러 강세
글로벌 유동성은 암호화폐 가격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왔습니다. 현재까지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긴축 기조를 이어가 유동성 환경이 빡빡한 편이며, 이는 투기자산 선호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입니다.
특히 미 달러화 강세는 신흥자산인 암호화폐에 역풍으로 작용하는데, 관세 부과 및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투자자들이 달러와 미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 이동을 하고 있어 현 상황이 암호화폐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경기 및 위험선호도
현재 세계 경제는 높은 금리와 지정학적 불안으로 성장 둔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으며, 경기침체 우려까지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기술주나 암호화폐보다는 미 국채, 금 등 안전자산으로 피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 "세계적 경기침체 우려와 기업 실적 부진 등이 겹치며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와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자금 이탈 요인으로 작용 중입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시사점
2025년 2월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예상보다 깊은 조정을 겪으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과거 사이클과 온체인 지표를 고려하면 이번 하락이 반드시 장기 베어마켓의 시작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여러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을 불장 흐름 속 일시적 숨 고르기로 해석하면서, 2025년 안에 추가적인 불장이 재현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다만 불장의 재개 시점과 강도는 거시경제 여건(금리 인하 및 유동성 반전 여부)과 정책적 변수(규제 명확화, 추가 ETF 승인 등)라는 외생 변수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향후 수개월 간은 시장이 정책 신호와 경기 지표를 예의주시하며 횡보 또는 변동성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이를 딛고 긍정적 촉매가 나타날 경우 상승 추세를 이어가며 새로운 고점도 노려볼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이러한 시장 상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암호화폐 투자에서 단기 변동성에 너무 휘둘리기보다는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투자자들은 단기 리스크 관리에 유의하면서도 장기적인 시장 성장성에는 여전히 무게를 두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